원료명이 같아도 같은 원료가 아닙니다
식물에서 뽑은 원료는 같은 식물이라도 만드는 방법에 따라 성분 조성이 달라집니다.
같은 밭에서 자란 같은 식물이어도, 뿌리를 썼는지 잎을 썼는지에 따라 들어 있는 성분의 종류와 비율이 다릅니다. 물로 뽑았는지 주정으로 뽑았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물에 잘 녹는 성분과 알코올에 잘 녹는 성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건강기능식품에서는 '원료명'만으로 원료가 특정되지 않습니다. 제조 방법까지 포함해서 하나의 원료로 봅니다.
실제로 같은 식물에서 만든 추출물이 제조 방법이 다르다는 이유로 각각 별개의 원료로 관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름은 같은데 규격도 다르고, 인정받은 내용도 다를 수 있습니다.
어느 부위에서, 무엇으로 뽑았는가
원료를 구분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사용 부위 — 뿌리, 잎, 열매, 껍질 중 무엇을 썼는지입니다. 부위마다 성분 조성이 다르고, 어떤 원료는 부위가 규격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추출 용매 — 물, 주정(에탄올), 또는 둘을 섞은 것을 씁니다. 용매에 따라 뽑히는 성분과 그 농도가 달라집니다. 같은 부위를 써도 용매가 다르면 결과물이 달라집니다.
농축 비율 — 원재료 몇 kg에서 추출물 1kg을 얻는지입니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농축된 원료입니다.
이 정보는 대개 원료명 및 함량 항목에 함께 적힙니다. '○○추출물'이라고만 적힌 것과, 부위와 용매까지 표기된 것은 담고 있는 정보의 양이 다릅니다.
해외에서 널리 알려진 원료라고 해서 국내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 자료에서 자주 언급되는 원료가 국내에는 아직 들어와 있지 않거나, 들어와 있어도 규격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직구 제품을 고려하실 때 특히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원료 브랜드명과 인정번호는 다른 정보입니다
원료에도 상표가 붙습니다. 원료를 만드는 회사가 자사 원료에 이름을 붙이고 등록한 것으로, 제품 상세페이지에 영문 이름과 함께 ® 기호가 붙어 표기되곤 합니다.
원료 브랜드명은 "어느 회사의 어떤 규격으로 만든 원료인가"를 알려주는 정보입니다. 유용한 정보입니다. 같은 원료명이라도 어느 회사 것인지 특정되면, 사용 부위와 추출 방식이 함께 특정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브랜드명이 곧 국내 인정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이 둘은 별개입니다.
| 표기 | 무엇을 알려주는가 |
|---|---|
| 원료 브랜드명 (○○®) | 어느 회사의 어떤 규격으로 만든 원료인가 |
| 인정번호 (제20○○-○호) | 국내에서 개별적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은 원료인가 |
| 기능성 내용 | 무엇에 대해 인정받았는가 |
확인하실 것은 세 번째입니다. 브랜드명이 화려하게 적혀 있어도, 그 제품이 무엇에 대해 인정받았는지는 기능성 내용란에 적힌 문구가 전부입니다.
고시형 원료와 개별인정형 원료의 차이는 별도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표준화'는 무엇을 맞추는 걸까
'표준화 원료'라는 표현도 자주 보입니다.
식물 추출물은 원재료가 자란 환경에 따라 성분 함량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래서 기준이 되는 성분의 함량을 일정한 범위 안에 맞추는 작업을 합니다. 이것이 표준화입니다.
표준화가 되어 있으면 이번에 산 통과 다음에 살 통의 함량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이 됩니다. 품질의 일관성에 대한 정보입니다.
건강기능식품에서 기능성 원료는 기준이 되는 성분의 함량 범위가 정해져 있고, 그 범위를 맞춰야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원료 무게와 기준 성분 함량이 어떻게 다른지는 별도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표준화가 보장하지 않는 것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표준화는 만드는 과정에 대한 것이지, 효과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기준 성분의 함량을 잘 맞춘 원료로 시험을 했는데도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기준 성분을 맞췄다고 해서 원료 전체가 같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추출물에는 기준으로 삼은 성분 외에도 수많은 성분이 함께 들어 있고, 그 조성까지 같아지지는 않습니다.
기준 성분을 정확히 재는 것 자체가 어려운 원료도 있습니다. 분석 방법의 한계 때문인데, 이런 원료는 표준화 표기만으로 품질을 판단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표준화 = 함량이 일정하게 관리되고 있다
- 표준화 ≠ 효과가 확인되었다
효과와 관련된 정보는 표준화 표기가 아니라 기능성 내용란에 있습니다. 인증 마크도 같은 성격이라, 무엇을 보장하고 무엇을 보장하지 않는지는 인증 관련 글에서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라벨에서 확인하는 순서
복잡해 보이지만 순서는 단순합니다.
- 식품유형 — 건강기능식품인가, 일반식품인가
- 기능성 내용 — 무엇에 대해 인정받았는가
- 원료명 및 함량 — 부위·용매·기준 성분 함량이 적혀 있는가
- 1일 섭취량 — 하루 몇 번, 몇 정인가
- 섭취 시 주의사항 — 나에게 해당되는 내용이 있는가
원료 브랜드명과 표준화 표기는 3번을 보완하는 참고 정보로 두시면 됩니다. 순서를 바꾸지 않는 것이 요령입니다.
같은 원료명인데 가격 차이가 크다면, 부위와 용매가 다르거나 농축 비율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판단이 어려우시면 두 제품의 뒷면을 사진으로 찍어 오세요. 나란히 놓고 확인해 드립니다.